누구나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죄책감을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허나 그것을 마음 속으로만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생각하며 죄책감을 가져봤자 


상대방에게는 전혀 전달이 되지 않는다.


마음은 단지 마음일 뿐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후회란 눈덩이 같아서 초반에 바로 잡지않으면 점차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만다.


이 또한 같은 경우이다. 


진아가 만일 라비의 발에 걸리지 않았다고 그 때에 다시 한번 말하는 것은 당시에는 


별 것 아닌 일이 었을 것이다.


뭐, 진아도 막 전학와서 친해진 애들이어서 그들의 의견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싶지 않았겠지만


그 정도의 말을 하는 것은 그리 큰 타격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진아가 원래 나쁜 애도 아니고 지금까지 마음에 담아두고 후회할 정도의 


심성을 지닌 아이라면 더욱더 그 때 얘기 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하지 못한 해명, 사과는 같이 다니는 무리들의 라비를 향한 지속적인 괴롭힘에


더욱 하기 힘들어졌을 것이다.


거기서 미안하다고 해명을 해버린다면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 동안의 괴롭힘이 정당성을 잃는 것이고


그렇다면 그 화살은 애초에 얘기하지 않은 진아에게 돌아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말을 못했을 것이다.



허나 이것은 진아의 사정이고 그것으로 인해 라비는 완전히 망가지고야 말았다.


그리고 이제서야 천천히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가고 있는데, 자신의 유일한 방어막인 호랑이가


진아와 같이 있는 것을 보게되었을 때의 마음이란 가늠하기도 어렵다.



어서 빨리 라비가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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